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한앤율 대표변호사 한세영 입니다.
최근 의료계에서 큰 논란이 되었던 이른바 '복귀 전공의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왔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동료 의사들의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하고 조롱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어떻게 평가받았는지,
많은 의료인분들께서 궁금해하셨을텐데요.
단순히 감정적인 비난을 넘어 타인의 개인 정보를 유출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얼마나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되는지,
오늘 판결문을 바탕으로 알기 쉽게 정리해드리겠습니다.

- 사건 배경: 동료 의사 개인정보 무단 유포와 이른바 좌표 찍기
2024년 의료계 집단행동 당시 전공의였던 피고인 A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병원에 남은 동료 의사와 의대생들의 명단을 작성했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텔레그램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피해자들의 소속 병원, 진료과목, 성명등을 지속적으로 유포하며 이른바 '좌표찍기'를 하였습니다. 또한, 일부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훼손하고, 제약회사 리베이트 사건을 신고한 공익신고자의 신분을 노출하는 범행도 저질렀습니다.
- 법원의 판단: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 확정. 지속적인 명단 유포는 스토킹 범죄
법원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지속적으로 유포하고 불안감을 조성한 피고인의 행위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판단했습니다.
1심재판부는 죄질이 무겁다고 보아 피고인 A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과 생각이 다른 타인을 압박하기 위해 좌표찍기를 한 것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행동이라고 지적하면서도, 피고인이 초범이고 잘못을 반성하며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했습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에 법리 오해등의 잘못이 없다고 보아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고 형을 최종 확정하였습니다.
한편 피고인은 상고심에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최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 변호사의 생각
이 사건 판결문을 검토하며 변호사로서 안타까웠던 부분은 피고인이 감수해야 할 엄격한 제재, 즉 의사면허 취소 문제였습니다.
피고인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 개정된 의료법(일명 의사면허취소법)에 따르면 의료 업무와 관련된 범죄가
아니더라도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의사면허가 취소됩니다.
물론, 피고인의 죄는 처벌받아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일반 회사원이나 다른 전문직 종사자의 경우 스토킹처벌법과 같은 직무와 무관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았다고 해서
그 직업자체를 영구적으로 잃거나 자격이 곧바로 박탈되지는 않습니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 만큼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것은 맞지만, 진료 행위와 전혀 무관한 사생활의 영역이나 감정적 일탈로 인해 평생의 노력으로 얻은 '면허'까지 날아가게 되는 것은 가혹하다 생각이 듭니다.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이러한 제도는 분명 부당한 측면이 있으며, 합리적인 방향으로 재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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