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핵심자료

요양기관 서류 미제출, "고의 없어도 업무정지 정당"

보험전문변호사 한세영 2026. 3. 24. 11:36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한앤율 대표 한세영 변호사 입니다.

 

요양기관이 건강보험공단의 서류 제출 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90일간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사안입니다.

원고(병원 측)는 해당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를 구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피고(보건복지부장관)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판결의 주요 내용과 쟁점을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배경

 

 

원고는 부산 남구에서 'C의원'을 운영하는 의사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요양급여를 청구해온 의료기관입니다.

보건복지부는 2018년 4월, 원고가 2016년 7월2018년 2월(총 6개월) 동안 청구한 요양급여 내역에 대해 현지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물리치료 실시대장(이하 ‘이 사건 대장’)의 제출을 요구했으나,

원고는 의원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해당 서류를 분실했다며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2019년 9월 11일, 요양기관 업무정지 90일 처분(1/2 감경 적용)을 내렸습니다.

 

 

원고(병원측)의 주장

 

 

원고 측은 다음과 같은 논거로 업무정지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서류 제출 거부와 분실은 다르다

국민건강보험법상 서류를 ‘보존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일 뿐이다.

업무정지는 제출을 ‘고의로 거부·방해’하는 경우에 해당하는데, 원고는 이전 과정에서 서류를 분실한 것일 뿐, 고의성이 없었다.

따라서 보건복지부의 처분은 과도하며, 법령의 엄격한 해석이 필요하다.

검찰 수사 결과, 원고가 고의로 서류 제출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혐의없음)을 받았다.

이는 곧 원고에게 중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증거이므로, 업무정지 처분도 부당하다.

 

 

법원의 판단-업무정지 처분은 정당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보건복지부의 업무정지 90일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주요 판단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건강보험법상 서류 보존·제출 의무

 

국민건강보험법 제96조의2에 따르면, 요양급여를 제공한 의료기관은 관련 서류를 5년간 보존해야 할 의무가 있다.

원고가 청구한 물리치료 요양급여비용의 적법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해당 치료가 실제로 이루어졌는지를 증명하는 서류(진료기록부, 치료대장 등)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원고는 이를 보존하지 않았으며, 서류 보존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 자체가 업무정지 사유가 된다.

 

 

(2) 고의성 유무와 관계없이 업무정지 처분 가능

 

행정처분은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만으로 부과 가능하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정법규 위반자는 고의나 과실이 없더라도 책임을 진다.

원고가 서류 분실이 불가항력적이었다고 주장하더라도, 보존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은 명백하므로 처분이 정당하다.

 

 

(3) 국민건강보험 재정 보호 필요성

 

건강보험은 국가의 공적 보험으로, 요양급여비용 청구의 투명성과 적정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만약 서류 분실을 이유로 처벌을 면제한다면, 의료기관이 고의적으로 서류를 폐기하는 등의 부정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건강보험법령에서는 요양급여 관련 서류 제출을 거부하거나 보존하지 않을 경우,

무거운 행정처분(업무정지 1년 등)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원고의 사정을 감안하여 업무정지 기간을 절반(90일)으로 감경한 것이므로, 이미 충분히 고려되었다고 판단하였다.

 

 

(4)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은 별개

원고가 형사적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더라도, 행정처분과 형사처벌은 그 기준과 요건이 다르다.

검찰은 ‘고의적인 서류 미제출 여부’를 기준으로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것이며, 행정처분은 그와 별개로 법령 위반 여부만 따진다.

따라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곧 업무정지 처분의 위법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판결은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관련 서류를 철저히 보존하고 제출할 의무가 있음을 다시금 확인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요양기관은 요양급여비용 청구 관련 서류를 5년간 보존해야 한다.

서류가 분실되었더라도, 제출 의무 위반은 행정처분의 대상이 된다.

행정처분은 고의성 여부와 무관하게 객관적 법령 위반 사실만으로 가능하다.

업무정지 처분은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이다.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은 별개이며, 불기소 처분이 행정처분 취소 사유가 되지 않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료기관들은 건강보험 관련 서류 관리에 더욱 철저를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의원 이전이나 폐업 과정에서 서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체계적인 보관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예상치 못한 행정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앞으로도 유사한 사례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법원의 판단 흐름을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