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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보상

보험 사기꾼 이야기 4 [부산 경남 보험 전문 변호사]

보험 전문 변호사 한세영 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보험 사기꾼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원래 다른 내용을 적을 계획이었는데..

어제 진행한 보험 사기 사건 재판에서 느낀 바가 있어 좀 적어볼까 합니다.

 

 


https://law-5074663.tistory.com/31?category=923028

 

보험 사기꾼이야기

요즘 들어 보험사기에 관한 상담이 더 많아졌습니다. ​ 상담 내용을 각색하여 가상의 이야기로 만들어 포스팅하면 여러분께 잘 와닿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상이지만 사실일 수도

law-5074663.tistory.com

예전에 보험 사기꾼에 대해서 가상의 이야기를 쓴 적이 있었죠. 읽어보면 재밌습니다....

 

 

 

어제 보험 사기 사건 재판이 있었습니다.

피고인은 불필요한 입원치료를 과다하게 받아서 입원일당 등의 보험금을 편취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어 1심 형사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보험 사기꾼이라는 여러 증거를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그중 가장 핵심적인 증거는 보험사가 제출한 000 의료컨설팅 회사의 의료자문서 입니다.

000 의료컨설팅 회사는 보험사의 의뢰를 받고, 자문서를 작성할 의향이 있는 의사들에게 대가를 지급한 뒤, 그 의사들로부터 자문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자문서가 보험사에 건네지고, 보험사는 피고인이 보험 사기꾼이라는 증거로 자문서를 제출했습니다.

자문서의 주된 내용은 피고인이 백여일을 넘게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피고인의 증상 정도로는 입원해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자문의가 볼 때 피고인의 적정한 입원일수는 0일이라는 것입니다.

 

© mohamed_hassan, 출처 Pixabay ​

 

이상합니다. 실제로 피고인은 여러 병원에서 백일이 넘게 입원치료를 받았는데 말이죠.

피고인이 입원했던 병원들이 입원필요성이 없음에도 돈벌이를 위해 피고인을 입원하도록 했을까요?

아니면 자문의가 완전히 보험사 쪽 사람이었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피고인이 아프지도 않으면서 보험금을 타먹으려고 억지로 입원치료를 받았던 걸까요?

어쨌든 저는 피고인의 무죄를 위해서 자문 의사가 자문서에 피고인의 적정입원일수가 0일이라고 기재한 내용을 탄핵해야 했습니다.

어제 자문의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하여 증인신문이 진행되었습니다.

 

© fotoloredo, 출처 Unsplash

 

 

 

재판을 진행하다 보면, 피고인에게 어느 정도 감정이입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사건도 마찬가지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수차례 힘든 수술을 받아왔던 피고인의 입장에서 보면, 입원 치료를 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는 자문의가 좋게 보이지 않죠. 결국 보험회사로부터 돈을 받고 그 입맛에 따라 자문서를 써준 사람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소 공격적으로 질문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날 출석한 의사분은 모 대학의 교수셨고, 의료계에 수십 년을 몸담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이 의사분의 말씀을 듣고 여러 가지 느낌 점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래서 오늘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 DarkoStojanovic, 출처 Pixabay

 

 


 

먼저 자신은 컨설팅 회사가 보내준 의무 기록을 보고 입원 치료가 필요했는지를 판단했는데, 그 의무 기록에 기재가 너무 불성실했다는 것입니다. 컨설팅 회사가 뭘 잘못 보냈다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을 입원시켰던 병원들의 의료진이 피고인의 상태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기재를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자문의는 로컬 병원 의료진의 의무 기록 기재 행태에 대해서 상당히 비판하였고, 자신의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정보가 담기지 않은 피고인의 의무 기록만으로 피고인의 구체적인 상태를 알 수 없으니, 정말 입원이 필요한지 판단함에 있어서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환자의 상태를 문자로 종이에 정확히 옮겨 쓴다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일반 로컬 병원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환자에 대한 정보를 세세하게 기록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서류만 가지고 입원 필요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오류투성이의 부정확한 일이겠습니까.

둘째는 대학병원이 아닌 이상 로컬 병원들은 경영을 위해, 그러니까 돈을 벌기 위해 환자에게 입원 치료를 권하는 경우가 종종있다는 것입니다.

○ 건강보험공단도 장기간 입원이 아닌 이상 병원에 요양급여를 지급하는데 인색하지 않으니 병원 입장에서 요양급여가 삭감될 염려가 적은 짧은 기간의 입원 치료는 환자에게 권해볼 만한 것이죠. 그것이 불법이라고 할 수도 없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자신이 작성한 자문서가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줄 알았다면, 그러니까 형사재판에 제출될 줄 알았다면, 절대 작성하지 않았을 것이고, 또한 적정 입원 일수에 대한 판단도 훨씬 덜 엄격하게 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 컨설팅 회사는 자문의에게 작성한 자문서가 어떠한 용도로 사용되는 것인지 알려주었을까요? 또 보험사는 컨설팅 회사에 그에 대해서 알려주었을까요? 변호사들의 경우 의뢰인으로부터 의견서를 작성해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의견서 말미에 '의뢰인만 보시고 딴 데 주지 마세요. 딴 데 유포하시려면 변호사의 동의를 받으세요.'라고 기재하는데, 아직 의사분들은 이런 점에서는 순진한 것 같습니다.

 

© vjohns1580, 출처 Pixabay ​

그러니까 자문서를 작성한 의사는 전혀 보험사 편이 아니었던 것이고, 피고인이 보험 사기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문서를 작성한 것도 전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기망행위 그러니까 남을 속이는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보험 사기에서는 뭐 입원치료받고 보험금 청구서를 내는 행동이겠죠. 그런데 보험금 청구서에는 간략하게 어디 아픈지 왜 아픈지 정도를 적으니까 구체적인 기망행위는 입원치료를 받은 행위일겁니다.

그리고 또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이 기망행위를 사기의 고의를 가지고 해야합니다. 그러니까 여기서는 사기의 고의는 내가 입원할 필요가 없는 것을 인식한 상태임에도 입원치료를 받고 보험금을 받으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말이죠. 피고인이 여러 병원에서 입원을 했지만, 어디에서도, 단 한 곳에서도, 당신은 입원할 필요가 없습니다고 말해준 곳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피고인이 보험금을 달라고 청구했을 때, 보험사 측 손해사정사가 나와 이것저것 다 조사를 했었죠. 그리고 보험금이 지급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누가 '아! 나는 입원할 필요가 없지만 입원하는 것이야.'라고 인식할 수 있었을까요.

 

© caleb_woods, 출처 Unsplash

 

 


 

국가의 형벌권은 최후의 수단으로 작용되어야 합니다. 민사적 방법으로 질서가 유지된다면 민법에 따라 해결하면 됩니다. 이걸 형법의 보충성이라고 하는데요. 제 입장에서 볼 때 과다 입원에 대한 문제는 대부분 민사적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병원은 입원 치료를 권유하고, 보험사는 입원치료에 대한 후한 보장을 광고하는 현 상황에서, 과다 입원 치료에 대한 책임이 오직 환자들에게만 있을까요.

또 과다 입원에 대해 사기의 죄를 인정하는 재판부는 과연 과다 입원에 있어 보험 사기가 인정되는 기준을 명확하게 국민들에게 제시할 자신이 있을까요.

오늘은 제가 다소 감정적으로 글을 작성한 것 같습니다. 너무 보험계약자 측에서 생각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제 포지션이니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서 끝내겠습니다.

 

 


 

저의 사무실은 보험&손해배상 전문 변호사와 손해사정사 자격을 갖춘 직원이 함께, 손해배상, 개인보험, 산재보험, 자동차보험, 암 진단비, 실비보험금, 보험 사기 등 보험과 관련된 분쟁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부산 경남뿐만 아니라 전 지역 모두 수행하고 있으니 위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계시면 부담 없이 상담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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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영 변호사(보험, 손해배상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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