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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보상

골절, 탈구 없는 상태에서 유합술을 받은 경우, 후유장해 보험금 보상

보험과 손해배상 전문 변호사 한세영입니다.

오늘은 개인보험 장해 중에서 척추의 운동장해와 관련해서 척추에 골절 또는 탈구가 없었더라도 척추유합술을 받아 장해상태에 있는 경우에는 장해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최근 판결 소개할까 합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오늘 글은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재미없을 것 같습니다.

 

 

척추가 뭔지는 다들 아시니 넘어가도록 하고..

골절은 '뼈의 연속성이 완전히 혹은 불완전하게 소실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하면 뼈가 부수어진 거죠.

이 골절은 뼈가 피부 밖으로 나왔는지 아닌지에 따라 개방성골절, 폐쇄성골절로 나누기도 하고, 뼈가 부서진 모양이나 개수에 따라 분류하기도 하며, 어떤 기전으로 부수어졌는지에 따라 나누기도 합니다.

탈구는 '서로 접촉해 있던 관절면의 접촉이 완전히 소실된 상태'를 말하고, 불완전히 소실된 상태는 '아탈구'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뼈가 자기 자리에서 도망 나간 것입니다.

 

© Taokinesis, 출처 Pixabay

 


 

추락이나 충돌 등으로 인해 외부로부터 큰 충격을 받은 경우 척추에 위와 같은 골절이나 탈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신경에 문제가 생길 뿐만 아니라 척추가 불안정해지겠죠.

이럴 경우 문제가 생긴 척추체에 나사를 박아 서로 이어 척추를 안정화시키는 수술인 척추유합술을 받게 됩니다. 이 척추유합술은 꼭 골절이나 탈구가 있을 때만 하는 것은 아니고 척추협착이나 디스크 혹은 척추전위가 심할 때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https://udiportal.mfds.go.kr/

 

의료기기정보포털

의료기기정보포털. UDI표준코드 검색. 의료기기 정보. UDI 코드.

udiportal.mfds.go.kr

(유합술 사진과 척추수술에 관한 간단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척추를 나사로 이어 붙여버리면 이어 붙인 척추체가 하나의 덩어리처럼 움직이게 되니까 당연히 정상상태보다 움직이는 각도에 제한이 생기게 되겠죠. 즉 척추의 운동장해가 발생하게 됩니다.

보험약관의 장해분류표를 보면 이러한 척추의 운동장해를 '심한 운동장해', '뚜렷한 운동장해' '약간의 운동장해' 세 가지로 구분해놓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약관상 척추 운동장해의 종류

 

유합(고정)술을 한 척추체의 개수에 따라 장해의 정도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4개 이상 척추체를 유합하였다면 심한 운동장해로, 3개인 경우 뚜렷한 운동장해로, 2개라면 약간의 운동장해로 판단하지요. 물론 다른 기준도 있지만 쉽게 이 부분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판결을 통해 관련한 쟁점이 무엇인지 설명드리겠습니다.

A 씨는 집에 들어가다 현관에서 넘어지는 사고로 경추 4~7번에 대해 후방 유합술을 받았는데, 척추가 골절되거나 탈구되지는 않았습니다.

A 씨는 수술 이후 생긴 척추의 운동장해에 대해서 후유장해보험금을 청구하였는데(척추체 4개에 대한 유합술을 받았으니 심한 운동장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청구를 했죠), A 씨가 가입한 보험 약관에 의하면 「'척추의 골절 또는 탈구로' 척추체를 유합 또는 고정한 상태」에 해당할 경우 장해를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보험사는 약관을 문언 그대로 적용해 척추의 골절이나 탈구가 '없이' 유합술을 받은 상태이므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반면 계약자 측은 '척추의 심한 운동 장해'에 해당하거나 그에 준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다투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법원은 (A 씨에게 척추의 골절이나 탈구가 없다고 하더라도) A 씨의 장해상태는 약관상 척추의 심한 운동장해에 '준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라는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장해분류표상 장해에 직접 해당하지 않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판결 ​

 

 


 

 

위 판결은 보험사가 항소하지 않아서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이 사건 재판부는 A 씨의 상태가 어떠한지에 집중해서 보험사에게 보험금 지급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약관의 해석에 있어서 판결문에 기재된 내용과 좀 다른 점을 고민해 보아야 하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해당 사건 재판부의 판단처럼 약관상 장해에 직접 해당하지 않고 그에 준하는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지도 다소 의문입니다).

약관상 척추 장해에는 운동장해 말고도 척추의 기형(변형)장해란 것도 있는데요. 이 기형장해는 일정 각도 이상 척추가 휘어지면 인정되는 장해입니다. 이 기형장해의 규정은 운동장해 규정 바로 아래 위치하고 있는데요. 기형장해의 경우 운동장해의 규정과 달리 '척추의 골절 또는 탈구 등으로'라고 예시의 형식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바로 인접한 장해규정 사이에 이렇게 문구가 다르다 보니 '척추의 골절 또는 탈구로 척추체를 유합 또는 고정한 상태'라고만 정하고 있는 운동장해의 경우에는 골절, 탈구 이외의 원인으로 유합술을 받은 경우에는 약관상 운동장해에 해당되지 않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 것이죠.

 

 

© niuhang, 출처 Unsplash

 

그러니까 이 사안은 오늘 소개한 재판부의 판단처럼 'A 씨의 장해를 약관상 척추의 운동장해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냐'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 더 정확히는 '척추의 골절 또는 탈구로 라고만 정하고 있는 운동장해 규정에도 불구하고, 골절과 탈구 이외의 원인으로 유합술을 받은 경우까지 운동장해로 인정하여 보상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보상해야 한다는 측과 할 필요가 없다는 측의 논리가 팽팽합니다. 추측건대 이 사건의 보험사는 계약자 측이 청구하는 보험금이 크지 않고, 항소심에서 제가 지적하는 부분이 쟁점화되어서 혹여나 패소하는 경우 보험사 측에 좋지 않은 선례로 남을 것이 걱정돼 항소를 하지 않은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 재밌는 것은.. 감독원이 공시하고 있는 표준약관에도 척추의 운동장해 규정은 '척추의 골절 또는 탈구로'라고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보험사 같은 경우 '척추의 골절 또는 탈구 등으로'라고 예시의 형태로 규정해놓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S사의 규정. 운동장해도 '등으로'라고 규정하고 있다. ​

 

개인적으로는 척추의 골절 또는 탈구가 없이 유합술을 받은 경우에도 운동장해를 인정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척추의 골절 또는 탈구가 없다는 이유로 후유장해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쉽게 포기하지 마시고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저의 사무실은 보험&손해배상 전문 변호사와 손해사정사 자격을 갖춘 직원이 함께, 손해배상, 개인보험, 산재보험, 자동차보험, 운전자보험, 암 진단비, 실비보험금, 보험 사기 등 보험과 관련된 분쟁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부산 경남뿐만 아니라 전 지역 모두 수행하고 있으니 위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계시면 부담 없이 상담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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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영 변호사(보험, 손해배상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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